
계단이 꽤 길고 가파르다.

내려오다 보면 이렇게 글로버 가든이 나온다. 입장료는 620엔이었는데 2026년 4월 1일부로 두 배쯤 인상되어 1300엔이 되었다고 한다.

1858년에 막부가 미국과 네덜란드, 러시아, 영국, 프랑스 다섯 나라와 수호통상조약을 맺으면서 나가사키는 개항 도시가 되었다. 데지마에 218년 동안 있던 네덜란드 상관이 문을 닫고, 대신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외국인 거류지가 들어섰다고 한다.

구 미츠비시 제2도크 하우스. 원래는 나가사키 조선소 옆에 있던 것을 옮겨온 것으로 1896년에 수리를 받는 배의 외국인 선원들이 묵도록 지은 숙소였다. 조선소에서 1972년까지 쓰이다 이곳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글로버 가든은 거류지 시절부터 남아 있던 외국인 주택에 시내 곳곳의 서양식 건물을 모아 놓은 곳인데, 모두 일본식 기와를 얹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올라가 보았다. 2층의 베란다로 나와볼 수 있는데, 연못과 나가사키항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뷰를 볼 수 있다.

연못에는 잉어가 꽤나 많이 헤엄치고 있었다.

정원 쪽으로 내려오면 다시 만이 보인다. 개항 직후에 온 사람들도 이 경치에 반했다고 한다. 가든 안의 바닥은 돌로 되어 있는데, 그중 한 곳에 하트 모양의 돌이 박혀 있어서 만지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한쪽에 모자이크 벽화가 있었다.

글로버 주택에 대한 설명판이 있다.

한켠에는 글로버의 흉상도 있었다. 글로버 가든의 유래가 된 토마스 글로버(Thomas B. Glover)는 1859년, 21세에 개항한 지 얼마 안 되었던 곳인 나가사키로 왔다. 잘나가던 상회의 대리인 보좌로 일을 시작했는데, 대리인이 떠나며 업무를 넘겨받았고, 1862년에는 자기 상회를 차려 무역을 시작했다. 사츠마번(지금의 카고시마) 무사들의 영국 유학을 돕고, 기린맥주의 전신이 된 맥주 회사를 세우기도 했다. 그러다가 1870년에 상회가 도산하고 집은 동생과 아들에게 넘어갔다가 2차대전 중에 미츠비시 조선소에 팔렸고, 1957년에 조선소가 시에 기증했다.

이것이 토마스 글로버의 구 글로버 주택으로, 서양식 건축이지만 일본의 기와를 사용한 것이나, 목조 마름모 격자 천장을 가진 넓은 베란다가 특징이라고 한다. 현존하는 일본의 가장 오래된 목조 서양식 건축으로 1961년 중요문화재, 2015년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노면전차 5계통의 종점 이시바시 정류장에서 글로버 스카이로드 엘리베이터를 타면(무료) 가든에 쉽게 올라올 수 있다.

가든 안의 나가사키 전통 예능관.

매년 10월 7일부터 9일까지 나가사키의 스와 신사(諏訪神社)에서 나가사키 쿤치라는 축제가 열리는데, 축제에 쓰는 배 모양 수레가 전시되어 있었다. 옆에 있는 스크린에서 축제 영상도 틀어 준다.

나가사키 명물 카스테라도 잔뜩 있었다.

내려가는 길. 철쭉이 피어 있었다.

내려가는 길에 기념품점이 이것저것 있고, 간식 가게도 많아서 올라올 때는 엘리베이터로 올라가서 내려올 때는 천천히 걸어 내려가는 것이 좋은 듯.

글로버 가든을 나오면 오우라 천주당이 있다. 1864년에 지어진 국보인데, 에도 막부의 가혹한 박해로 인해 음지로 숨어들어 비밀리에 신앙생활을 이어나간 지하 가톨릭 신자들과 그 공동체인 센푸쿠 키리시탄(潜伏キリシタン) 관련 유산의 하나로 2018년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고 한다.

나가사키는 유리 공예로도 유명해서, 유리 공예품을 파는 가게도 있었다.

내려오던 길에 나가사키의 명물 길거리 간식인 이와사키 혼포의 가쿠니만쥬를 사 보았다.
빵 사이에 가쿠니를 끼워 넣은 단순한 조합인데, 치즈가 추가된 버전으로 구입했다. 부드럽고 간간한 가쿠니가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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