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여행 - 13. 물의 정원, 겐로쿠엔의 벚꽃

이토이가와역으로 돌아왔다. 재래선 역사 뒤의 신칸센 역사가 웅장한데, 상업시설 같은 것은 편의점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재래선 개찰구에는 JR 오이토선과 에치고 토키메키 철도 니혼카이 히스이 라인 안내가 같이 되어 있다.

신칸센 개찰로 들어간다. 이토이가와역에 서는 것은 하쿠타카뿐이다.

한 시간 간격으로 다니는 하쿠타카.

역명판과 시각표.

이토이가와의 산 쪽에 벚꽃 군락이 있었다. 역과도 멀지 않아 보여서 가볼만했을 것 같은데 가보진 못했다.

카나자와행 하쿠타카 561호 W7계 편성. E7계와 W7계는 큰 차이는 없지만 차내 차임이 다르다. W7계의 경우 호쿠리쿠 로망이라는 곡의 차임이 나온다.

E열에 앉으면 히다 산맥을 계속 즐길 수 있다. 카나자와 방향으로 갈 때 E열이 왼쪽 창가라, 이토이가와부터 토야마에 이르는 구간 내내 산맥의 모습이 정면으로 보인다. 이 산줄기는 서북에서 남동을 바라보는 방향이라 이 시간이 해를 정면으로 받는 시간이어서 더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토이가와에서 터널을 지나면 토야마현에 들어선다. 토야마 평야에 들어서면 벚꽃을 자주 볼 수 있다.

토야마역을 지나 진즈가와를 건너면 또 벚꽃이 강을 따라 한 무더기로 피어 있다.

토야마를 지나면서 본 벚꽃들은 정말 아름답게 심겨져 있었다.

카나자와역에 내려 역 앞으로 나오자마자 버스가 있어서 바로 타느라 사진이 없다. JR패스로 그냥 탈 수 있는 JR버스였는데, 코린보와 21세기 미술관, 겐로쿠엔을 거쳐 히가시차야가이까지 가는 노선이다. 원래는 겐로쿠엔까지 갈 생각이었지만 차가 전혀 움직이지 않아 21세기 미술관에서 내렸다. 이쪽에도 마유미자카 입구가 있어서 거리는 그다지 차이 나지 않는다.

내린 곳 옆으로는 시이노키 녹지가 나온다. 벚꽃이 만개해서 꽤 볼 만했다.

벚꽃도 참 종류가 많다.

광장 건너편은 카나자와성의 석벽이다. 성벽 위로도 벚꽃이 흘러내리듯 피어 있었다.

겐로쿠엔 입구. 3월 27일부터 4월 2일까지 무료개원과 야간 라이트업을 한다고 적혀 있다. 겐로쿠엔의 무료개원은 매년 카나자와 기상대가 소메이요시노 개화를 선언한 뒤 닷새째부터 일주일 남짓 열리는 것이라 날짜가 해마다 다른데, 우연히 그 시기에 맞았다.

평소 입원료는 320엔. 일본의 3대 정원이라는 이름치고는 저렴한 편이다. 겐로쿠엔이라는 이름은 중국 송나라 시절에 쓰여진 낙양명원기에서 왔는데, 넓으면 그윽할 수 없고 사람 손이 많이 가면 예스러울 수 없으며 물이 많으면 멀리 볼 수 없다는 식으로 서로 어긋나는 여섯 가지를 한 정원이 모두 갖추기는 어렵다는 이야기에서 따와 그 여섯 가지를 모두 겸한 곳이라는 의미로 겐로쿠엔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안으로 들어서면 소나무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붉게 핀 동백과 멀리 벚꽃이 정원의 색을 다채롭게 한다.

히사고이케. 표주박을 닮은 모양이라 붙은 이름인데, 겐로쿠엔은 여기서 시작되었다. 1676년 5대 번주 마에다 츠나노리가 이 못 언저리에 별저를 지은 것이 출발점이고, 지금의 겐로쿠엔은 그 뒤 150년에 걸쳐 확장된 것이라고 한다.

평화로운 분위기를 잠깐 즐겨 본다.

히사고이케에 드리운 벚나무와 등롱.

길을 지나다 발견한 분수. 아무 동력도 쓰지 않고, 위쪽 카스미가이케의 수면과 이곳의 높이차만으로 물을 밀어 올리는 구조의 무동력 분수라고 해서 신기했다.

카스미가이케. 겐로쿠엔에서 가장 넓은 연못이다.

카스미가이케 옆에는 사자에야마라는 작은 언덕이 있어 올라 보았다. 이 산은 카스미가이케를 넓히려고 못 바닥을 판 흙을 쌓아 만든 인공 산으로, 정상까지 오르는 길이 시계 방향으로 빙빙 돌아가는 것이 소라 껍데기 같다 해서 사자에(소라)야마라고 한다. 여기 올라서면 못 너머로 카나자와 시가지와 우타츠야마까지 한눈에 들어오는데, 겐로쿠엔이 가졌다는 여섯 가지 중 조망이 바로 이것이다.

겐로쿠엔의 물의 원천이라는 타츠미요스이. 그 위로 벚꽃이 지붕을 이루고 있었다.

하나미바시. 이름 그대로 꽃을 보는 다리라, 벚꽃철에는 다리 위가 사람으로 가득 찬다. 5월이 되면 이 물가에 붓꽃이 핀다.

초점만 옮겨도 분위기가 꽤 달라진다.

길 위로 크게 휘어져 나온 소나무. 소나무를 받쳐주는 기둥이 있어서 토리이같은 느낌이 되었다.

다시 카스미가이케. 남쪽에서 마지막으로 한 번 보고 돌아간다.

연못 옆의 찻집 키칸테이. 당고와 모찌, 카나자와 우동과 아마자케 등을 팔고 있었다. 한잔 할까 했지만 줄이 길어 포기.

길 건너는 카나자와성이다. 시간이 없어 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성벽 아래 벚꽃은 아주 만개했다.

카나자와성 이시카와몬. 1788년에 다시 세운 것으로 국가 중요문화재다. 지붕이 희끄무레한 것은 기와를 납으로 만들었기 때문인데, 원래 납빛이던 것이 비바람을 맞으며 하얗게 변한 것이다.

체류시간이 짧아서 카나자와 관광은 이 정도로 하고, 역으로 돌아간다.

바람이 불자 폭발하듯 흩날리던 벚꽃.

바로 카메라를 꺼내서 찍어 보았지만 핸드폰으로 바로 찍은 정도로 담지는 못했다. 역시 사진도 타이밍이다.

흩날리는 벚꽃잎과 함께 봄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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