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료칸을 나서 온천가로 걸어 내려가 본다.

하나고노가와의 하천 공사. 파란 방수포와 검은 마대가 쌓여 있었다.

원래 물길이 흐르던 곳이었겠지만 지금은 공사 중이었다. 전편에서도 언급했다시피 2020년 7월의 호우로 산사태가 나서 토석류가 밀려들어 큰 피해가 났는데, 이후 강폭을 넓히고 제방을 다시 쌓는 공사를 하는 중이라고 한다.
이런 유노히라의 몇몇 모습이 스즈메의 문단속에 등장한 것은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스즈메의 문단속」의 초반부에 나오는, 폐허가 된 온천마을 중 일부 모습은 유노히라의 모습과 매우 닮아 있다.

물론 영화에 나온 장면보다는 멀쩡한 편이다. 등도 찢어지지 않고 온전하고, 온천가 자체도 살아 있다.

성지순례도 할 겸 마을을 돌아보기로 했다. 이시다타미라고 하는 돌 깔린 비탈길이 온천가를 관통하는데, 에도 중기에 하나고노가와의 돌로 깐 길이라고 하니 거의 300년쯤 된 것이다.

영화의 낡은 자판기가 서 있던 건물도 유노히라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창의 모습이 꽤 비슷하고, 걸려있는 사게몬이라고 하는 장식, 왼쪽에 있는 파이프의 위치도 비슷하다.
사게몬은 큐슈에서 딸이 태어나면 한평생 행복하라는 의미에서 달아 놓는 장식이라고 한다.

온천 마을이라 등을 따라 곳곳에 료칸이 있다.

영화에 다리의 모습도 나오지만 여기는 아니고 다른 여관가의 모습이라는 듯 하다. 영화에 나오는 폐허 온천가는 유노히라뿐 아니라 쿠마모토의 아소군과 오이타의 히타시 경계에 있는 츠에타테, 쿠마모토 미나마타시의 유노츠루 온천의 모습이 섞여 있다고 한다.

료칸들은 그래도 영업을 하고 있었는데, 그 외의 가게들은 거의 닫혀 있었다.

전망대 대온천 료칸 스즈야(鈴屋)라는 곳은 마치 영화에 나올 듯한 폐허가 되어 있었다. 다만 여기는 2020년보다 훨씬 전에 이렇게 된 듯. 2012년의 글에서 이미 폐온천이라는 언급이 있었다. 써놓고 보니 스즈메와 이름도 비슷하다.

계속 내려가 본다. 마을은 분위기도 좋고 아기자기한데, 코로나 때문인지 굉장히 조용했다.

나카노유 온천. 원래 옆에는 킨츠바요칸(金つば羊羹)을 파는 작은 슈퍼가 있었는데 2023년에는 없어져 있었다. 이곳은 욕탕이 하나뿐이라서 격일로 남탕과 여탕으로 운영하는데 이날은 여탕이었다.

수해 때문일까, 없어져 버린 건물이 꽤 많았다.

스즈메가 서 있던 골목. 오른쪽에 「つるや」의 간판이 보인다.

비슷한 골목의 모습. 사실 건물들이 사라져서 정확한 위치를 잡기는 어려웠다.

다만 좀 더 내려오면 영화에 나오는 つるや라는 이름의 료칸이 나온다. 지금 찍어둔 것은 주차장 표지이고 츠루야 자체는 조금 더 아래쪽에 있다.
츠루야 인타쿠(旅館 つるや隠宅)라는 이름의 료칸으로, 2020년 7월의 호우에 피난하다가 차가 휩쓸려 료칸의 경영자 일가족이 목숨을 잃었고, 그렇게 폐업하게 된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추모의 의미로 영화에서 이름이 보이는 것 같은데, 다만 츠루야의 건물에는 영화 장면과 같은 간판은 없었다.

지금 서 있는 곳의 바로 왼쪽 건물이 츠루야 료칸 건물이다. 남은 사진이 이것밖에 없긴 한데, 지금은 현지 관광 협회가 인수해 2024년에 '이시다타미노에키 츠루야(石畳の驛つるや)'라는 이름으로 카페 겸 기념품점 및 관광 안내소로 다시 열었다. 하나카와도의 킨츠바 양갱이나 료칸의 여주인들이 만드는 유노히란 아이스 등을 팔고 있다.

재해로 무너져내린 강둑의 모습. 수해의 영향을 실감할 수 있다.

아마도 유노히라에서 가장 유명할 듯한 풍경.

이곳은 관광 안내소였는데 수, 목요일은 정기 휴일이었다. 하필 간 날이 목요일이라 밖에서만 보고 돌아나왔다.

온천가의 초입까지 내려와 보았다.

공용 목욕탕 중 하나인 긴노유.

외부인은 이용할 수 없고, 유노히라 구민만 4시~7시에 이용 가능하다는 안내가 붙어 있다. 코로나로 인해 3밀에 유의해 짧은 시간만 이용해달라는 당부도 있다. 코로나와 수해로 인해 관광객 이용은 중지된 상태였고, 2024년 9월에 다시 히가에리 온천으로 기능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다시 료칸으로 돌아가 본다. 올 때와는 다른 길로 돌아간다.

갤러리가 열려 있어서 잠시 구경하러 들어가 보았다.

마을의 옛 모습 사진 등이 걸려 있었다. 다이쇼와 쇼와 초기, 1900년대 초반의 사진들이다.

어딜 가도 등롱이 이어진 좁은 골목의 모습이 보여서 참 아름다운 마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곳에도 료칸이

밥을 먹고 너무 배가 불러서 또 산책을 나와 보았다.

밤이 되니 인적이 없다는 것이 더 드러나게 보여서 조금 무서웠다.

이런 구도가 오히려 영화에 나오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낮에 제대로 찍지 못했던 츠루야도 다시 찍어 왔다.

유노히라 온천이라는 등만 켜져 있던 나카노유. 문앞에 팻말이 남탕으로 바뀌어 있다. 매일 관리가 되기는 하는 것 같다.

우리가 묵고 있던 료칸의 등도 있어서 반가웠다. 아름다운 불빛을 보며 료칸으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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